*본 분석글에서 사용되는 용어들 대다수는 임의로 창작해 낸 단어들이 섞여 있으며,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용어가 아닐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개요>
- Free Side
: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을 활용하기 위해 공격시 측면에 있는 상대 선수들의 숫자를 줄이고, 1대1 내지는 수적우위, 혹은 측면에 있는 우리 팀 선수가 자유로운 상황 등을 모두 포함한 [측면에서의 자유]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아래 빌바오가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설명하기 위해 임의로 정의내린 개념임을 명시한다.
- 분석장면
: 22/23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빌바오 VS 알메리아 경기 빌바오의 선제골 장면. RW 니코 윌리암스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 들어가 있던 이냐키 윌리암스가 헤더로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쳐 빌바오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 장면에서는 이냐키 윌리암스와 니코 윌리암스가 지닌 오프더볼, 헤더스킬, 정확한 크로스 등 개인기량적인 면 역시 눈에 띄었으나, 니코 윌리암스가 여유 있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빌바오의 순간적인 세부전술이 빛을 발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빌바오의 바로 그 세부전술 과정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 PIC 1 - 시퀀스 시작 / 스로인 장면
: 알메리아의 골킥 이후 곧바로 이어진 스로인 장면. 기본적으로 앞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맨투맨 마킹으로 스로인 선택지를 줄이는 모습이다.
> PIC 2 - 공격 스위치가 눌리는 순간 / 팀의 중심 플레이메이커 무니아인에게 공을 전달
: 알메리아의 스로인 전개 이후 빌바오가 적절한 인터셉트로 공 소유권을 되찾아 온다. 강한 압박에 부정확하지만 곧바로 전방을 향해 킥 처리를 하려고 했던 알메리아였으나, 부정확한 플레이로 걷어낸 공이 멀리가지 못한 채 중앙에 있던 중원에 배치되어 있던 LW 알렉스 베렝게르에게 전달된다.
: 베렝게르는 자신에게로 향한 공을 지체 없이 원터치 패스로 중앙에 내려와 있던 AM 이케르 무니아인에게 연결한다. 빌바오의 전개 흐름에 있어 중추 역할을 하는 플레이메이커 무니아인에게 공을 쥐여줌으로써, 보다 위협적인 찬스메이킹을 노리는 동시에 상대 수비수들이 더 경계하는 선수에게 공을 내어주면서 수비수들의 시선이 쏠리게끔 하려는 의도이다. 그리고 무니아인이 공을 잡는 순간 빌바오의 본격적인 공격 시퀀스가 시작된다.
> PIC 3.1 - Free Side 형성을 위한 팀 단위 움직임 전개
: 무니아인이 공을 잡기 직전 부터 공과의 거리에 관계 없이 빌바오 선수들은 일사분란한 팀 단위 움직임을 가져간다. 우선 공을 건네준 LW 알렉스 베렝게르는 이미 입력되어 있다는 듯 빠르게 중앙으로 침투를 시작한다. RCM 오이안 산세트 역시 중앙 페널티 박스를 향해 접근하며, 오른쪽에 머무르고 있던 CF 이냐키 윌리암스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 각기 처음 위치가 달랐기에 달려가는 방향 또한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페널티 박스 정중앙을 향해 움직인다는 것은 모두 동일하다. 그 목적은 서두에 언급한 Free Side, 즉 측면의 자유화. 제일 오른쪽 터치라인 가까이 위치해 있던 RW 니코 윌리암스는 비교적 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반면 다른 선수들은 더 빠른 스피드로 중앙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를 통해 빌바오가 RW 니코 윌리암스를 오른쪽 측면에 넓게 배치하고, 그의 자유로운 측면 플레이를 위해 다른 동료들을 중앙으로 좁히는 차별화를 두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중앙으로 여러 선수가 달려가고, 무니아인 역시 공을 잡은 이후 터치와 시선의 방향을 중앙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알메리아 선수들의 시선은 필연적으로 중앙 지역과 다른 선수들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위의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임이 전개된다면 무려 세 명의 선수가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므로, 다소 넓은 간격을 두고 있던 알메리아의 두 센터백은 중앙으로 좁혀 들어가고, 중앙 미드필더 선수들은 라인을 다소 내림과 동시에 중앙 지역을 틀어막는 포지셔닝을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된다.
> PIC 3.2 - 팀 단위 움직임 이후 발생하는 효과의 비교 이미지
: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다 명확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확인해 보자. 위 사진에서 나타난 빌바오의 우측, 그러니까 알메리아의 좌측 수비라인을 선으로 연결하면 위와 같은 라인이 그어진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서 알메리아 선수들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은 움직임이 확인된다. 측면을 막고 있던 선수들의 시선, 그리고 움직임이 모두 중앙으로 향하게 되는 셈이다.
> PIC 4.1 - Free Side 상황의 형성 (1)
: 직후 장면이다. 위에서 그어 놓았던 알메리아 수비수들의 라인에 비해 선수들이 중앙으로 좁혀 움직인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 PIC 4.2 - Free Side 상황의 형성 (2)
: 빌바오 선수들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나타내면 위와 같다. 중앙으로 들어가던 베렝게르가 그 방향을 살려 알메리아의 중앙지역으로 계속해서 침투를 이어가고 있고, 마찬가지로 중앙으로 들어오던 산세트 역시 중앙지역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냐키 윌리암스 역시 그렇다. 반면 RW 니코 윌리암스는 약간 중앙으로 들어오긴 했으나 여전히 측면에 치우친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다. 명백히 측면에서의 플레이를 위한 포지셔닝이다.
: 중앙에 알메리아 선수들이 지나치게 좁혀 들어가 있어 이냐키 윌리암스에 대한 수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에 따라 니코를 주시해야 할 LB 이니고 레퀘가 어쩔 수 없이 이냐키 윌리암스에게 끌려들어가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니코 윌리암스는 자유로워진다.
: 여기서 포인트는 선수들이 중앙으로 들어온 이후에도 그들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모든 선수들이 천천히 걸어가거나 그 자리에 멈추어 있어도 지금과 같은 Free Side가 이루어질 수는 있지만, 좋은 판단력을 갖춘 수비수나 높은 수비 조직력을 지닌 팀이라면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빌바오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디테일하게 파고 들면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앙에 포지셔닝한 산세트는 멈추어 있지만 베렝게르, 이냐키 윌리암스는 여전히 속도를 살려 침투하고 있다. 그 같은 플레이가 알메리아 수비수들로 하여금 측면만을 신경 쓰기에는 이들이 중앙 루트를 활용할 여지 또한 남겨놓은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베렝게르, 이냐키 모두 침투 움직임과 결을 살린 볼 터치, 마무리 슈팅에 익숙한 선수들이고, 무니아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라리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이며, 산세트 역시 간결한 원터치 플레이에 능하기 때문에, 그 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상황에서 이들이 중앙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 쉽게 단언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이유로 알메리아 선수들은 측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된다.
> PIC 4.3 - Free Side 상황의 형성 (3)
: 중앙 지역을 경계로 사각형을 그은 이미지. 수적으로는 알메리아가 우위에 있으나 흔히 하프스페이스라고 일컫는 공간을 빌바오 선수들이 점하고 있기 때문에, 수적으로 열세이더라도 순간적인 패턴을 통해 득점찬스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수적우위만을 믿고 알메리아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없다. 2명 정도였다면 알메리아의 중앙에 대한 집중도가 다소 떨어졌을 수 있으나, 3명, 그것도 기량이 우수한 빌바오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던 알메리아였다. 결국 초록색 화살표의 방향으로 패스가 전개되어 니코 윌리암스에게 자유로운 측면 공간이 제공된다.
> PIC 4.4 - Free Side 상황의 형성 (4)
: Free Side 상황을 시각화한 모습. 방금 전 중앙에 위치해 있던 사각형 내부 공간과 비교하면 니코 윌리암스 한 명만이 아주 여유롭게 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절호조의 기량을 자랑하는 니코 윌리암스를 내버려 둔 것은 알메리아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다가왔다.
> PIC 5 - 크로스 장면
: 니코 윌리암스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구질의 크로스가 이어진다. 민첩하고 빠른 순간 스피드를 활용해 1대1 돌파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니코 윌리암스이기에, 알메리아의 레프트백 레퀘가 빠르게 붙을 수 없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니코 윌리암스가 형 이냐키 윌리암스에게 여유롭게 공을 전달한다.
> PIC 6. 마무리 장면
: 동생과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냐키 윌리암스가 깔끔한 헤더로 마무리한다. 형제가 합작하여 선제골을 만들어낸 장면이다. 빌바오의 디테일한 부분전술이 빛났지만, 이냐키 윌리암스와 니코 윌리암스가 지닌 높은 레벨의 개인기량이 없었다면 무위에 그쳤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잘 짜여진 전술과 더불어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 또한 다소 첨가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 마무리하며
: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구현하기 어려운 것이 선수에게 공간의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수비수들의 인지능력과 판단 속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격자에게 유리한 환경인 것도 사실이나 그 과정의 정교함과 선수들의 간결한 플레이가 없다면 쉽게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메리아를 대파한 빌바오가 선제골을 만들어 낸 과정은 큰 의미를 두고 복기해볼 가치가 있다. 발베르데의 재부임 이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빌바오가 왜 '잘 나가는' 클럽인지 분석해보면, '당연하고 단순하지만' 막상 팀 단위 움직임으로 학습시키기에는 어려운, 이와 같은 세부전술의 완성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포인트
1) 측면의 자유화 - 중앙으로 몰아넣고, 측면의 1대1 구도 혹은 완전한 자유를 형성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물론 시선까지 유도 + 중앙 침투시 정적인 움직임 X
2) 간결하고 빠른 플레이 스피드와 판단
3) 선수의 1대1 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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