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출신이나 유소년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지역을 옮겨 다녔다. 서울과 인천을 거쳐 눈에 띄는 활약으로 울산 현대 산하의 현대고등학교에 스카우트되었고, 본격적으로 울산 현대 프로무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현대고등학교 시절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결과 울산대학교로 진학, 이후 1년 뒤 울산 현대에 콜업되어 프로 무대에 입성한다.
2020년에는 팀내 베테랑 선수들에게 밀리기도 했고 일정상의 이유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2021년에는 개막전부터 데뷔전을 치르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개막전 강원 FC와의 경기에서부터 강윤구와 함께 어린 선수의 당돌한 플레이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는 차후 김민준이 보여줄 활약상의 서막에 불과했다. 바로 다음 경기인 광주 FC와의 경기에서 왼쪽 윙으로 출전하여 팀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만들어냈고,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 FC 서울과의 경기,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이는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단하다는 수준에서 그칠 만한 기록이 아니었다. K리그의 강자로 평가 받는 포항, 서울, 전북과의 경기에서 득점했다는 것이 특히나 주목받을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이어진 리그 경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각각 골을 기록하면서 뛰어난 스코어러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을 얻지 못하며 막판 리그 우승 경쟁에서 미끄러지곤 했던 울산 현대로서는 U-22 선수 의무출전제도에 들어맞으면서도 팀의 귀중한 득점을 손쉽게 해내는 이 선수의 등장이 매우 반갑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비록 지역 출신의 로컬 선수는 아니지만 현대고등학교, 울산대학교라는 울산 현대의 선수 발굴 시스템으로부터 나온 선수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이렇게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김민준이 지닌 최고의 장점은 역시 가공할 만한 득점생산능력이다. 흔히 우연하게, 어쩌다 보니 골찬스를 맞이하게 되는 선수(이 분야의 정점에 인자기가 있다)들을 팬들이 자주 보곤 하는데, 이러한 선수들의 연속적인 득점기록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순히 '운'이나 '우연'의 영역에서 그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선수 본인이 지닌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 동료들의 플레이에 대한 이해, 팀의 공격전개 방향과 공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지, 그저 우연하게 지속적으로 득점을 기록한다는 것은 결코 맞지 않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김민준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갓 데뷔한 젊은 신인이 노련한 선수들이 보여주곤 하는 위치선정 기반의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김민준을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무기는 바로 그의 드리블이다. 측면에서 공을 잡았다 하면 드리블로 수비진을 붕괴시키거나 드리블 하나만으로 유럽무대에 도전해볼 만한 수준의, 매우 압도적인 수준의 드리블이라고 말하기에는 살짝 아쉽고 이따금씩 정교하지 않다는 약점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개인기와 드리블을 방어해내는데 이골이 난 베테랑 수비수들을 가볍게 제치는 드리블을 자주 구사하는 김민준의 드리블 돌파 능력은 절대 무시할 만한 수준도, 평균적인 수준도 아니다. 이는 분명 김민준의 장기라고 할만 한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전북 현대의 수비수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끔 빠르게 치고 나가 수비수 사이를 공략, 직후 슈팅으로 득점으로 연결 시키는 장면을 보면 이 선수가 드리블, 테크닉 측면에서 가진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한 뛰어난 드리블 기술은 터치가 길다던가, 아쉬운 판단으로 무리하게 드리블을 한다던가 하는 등 가끔 정교하지 않을 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가끔' 정도의 빈도에 그칠 뿐 대부분의 경우 상대 수비수들을 긴장케하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다. 김민준의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볼터치가 그러한 점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 민첩함을 이용할 줄 안다는 것이 김민준의 드리블을 더더욱 위협적으로 만든다. 아무리 기술이 좋은 선수라 하더라도 민첩하지 못하다면 돌파 후 수비수들에게 둘러쌓이거나 팀의 공격 템포를 늦추는 등의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데, 김민준 같은 경우에는 빠른 주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드리블 상황에서 더 폭발적인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다. 울산이 지난 시즌부터 자주 보여주는 역습 상황에서도 빠른 스피드로 침투하거나 템포를 살리는 간결한 드리블로 팀의 역습 전개를 돕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김민준은 빠른 스피드와 민첩성을 보유한 측면 드리블러이자, 뛰어난 위치선정을 보유한 스코어러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측면 드리블 돌파를 강점으로 하면서 탁월한 득점감각을 뽐내는 모습은 전북 현대의 윙어로 활약하며 측면돌파와 득점을 자주 만들어냈던 한교원이 컴패리즌(유형이 비슷한 비교선수)로 떠오르기도 한다. 2선 자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인데다 전체적인 움직임, 가져가는 선택지 또한 나쁘지 않은 선수인 만큼 자신이 지닌 확실한 강점을 꾸준히 활용하면서 주전선수로 도약한다면 향후 유럽 무대로의 진출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만약 유럽 진출이 요원해지더라도 울산 현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데 있어서는 충분히 뛰어난 재능을 갖추었기 때문에 미래에 울산 현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길을 걷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큰 재능 있는 선수인 만큼 국내축구 팬들은 이 선수의 미래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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