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팅 리포트] 브라이튼이 낳은 삼사자 군단의 새로운 방패, 벤 화이트

@BEN WHITE / SPORTS ANDANTE

최근 축구계에는 잉글랜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U-17 월드컵과 U-20 월드컵 우승을 통해 본격적인 잉글랜드 천하의 서막을 알렸고, 이후 EPL 클럽들의 막강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결승전에 오르면서 그 정점을 찍으려 하고 있다. 이러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성장은 막강한 자본과 탄탄한 시스템으로부터 기인한 것인데, 그러한 인프라의 결과이자 잉글랜드 축구계 성장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이 바로 잉글랜드 출신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제이든 산초, 필 포덴, 주드 벨링엄 등 국내 축구 팬들 대다수가 알 법한 잉글랜드 유망주들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리고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센터백 벤 화이트 역시 그들과 같이 뛰어난 유망주들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나이는 저들보다 많은 편이지만 아직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는 젊은 나이이면서도 EPL에서도 손꼽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잉글랜드 남동부 도싯주에 위치한 도시 '풀'에서 태어난 벤 화이트는 어린 시절 사우스햄튼 유스팀에 입단하며 프로선수로서의 길을 시작했다. 16세에 사우스햄튼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곧바로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 아카데미와 계약하며 축구선수로서의 길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브라이튼 유스팀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벤 화이트는 곧바로 브라이튼 프로팀과 계약했고, 2016/17 시즌 리그 경기와 EFL 리그컵에서 각각 데뷔하며 성인무대에 발을 디디는데 성공했다. 이 당시 데뷔전을 치르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벤 화이트가 브라이튼 선수들과 주전경쟁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 브라이튼 구단측에서는 벤 화이트를 하위 구단에 임대시키며 성장시키는 전략을 선택한다. 벤 화이트는 잉글랜드 리그 2 소속 클럽인 뉴포트 카운티와 잉글랜드 리그 1 소속 클럽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에 각각 임대되었고, 이 시기 베테랑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루게 된다. 특히 뉴포트 카운티 임대 시절에는 팀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잠재력을 내비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임대생활 중 벤 화이트가 꽃을 피운 시기는 리그 유나이티드로의 임대 이적 시즌이었다.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여준 벤 화이트는 전술의 대가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리즈 유나이티드의 EFL 챔피언십 우승과 오래간만의 EPL 승격을 이끌었다. 이 시기 PFA 챔피언십 이 달의 선수, PFA 챔피언십 올해의 팀, 리즈 유나이티드 올해의 유망주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유럽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소속팀 브라이튼 역시 그가 EPL에서 뛸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기나긴 임대생활을 마치도록 했다. 브라이튼으로 복귀해 원소속팀을 위해서는 처음으로, 그리고 EPL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뛰게 된 벤 화이트는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EPL에서 내로라 하는 공격수들을 상대하면서도 뛰어난 수비를 보여줌과 동시에 과감한 전진, 드리블과 공격전개를 펼치면서 브라이튼에서도 핵심선수로 활약했다.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브라이튼의 리그 잔류에 크게 공헌한 벤 화이트는 첫 프리미어리그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벤 화이트는 브라이튼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림과 동시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 대표팀에서 치른 데뷔전에서도 부담 갖지 않은 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향후 잉글랜드 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만큼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향후 유럽 빅리그와 A매치에서 자주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프로 생활 내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온 벤 화이트가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요인, 즉 벤 화이트가 지닌 강점은 다른 무엇보다도 그가 지닌 전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공격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상대 선수들의 위치를 빠르게 판단한 뒤 빈 공간, 혹은 동료가 위치한 공간에 정확히 공을 전달하는 그의 패스, 킥 정확도는 EPL 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그의 정확한 패스와 빠른 판단은 브라이튼이 공격전개를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드리블 기술 또한 수준급으로, 볼 탈취 이후 상대 수비수의 압박이 없다면 과감하게 전진드리블로 공을 이동시키는 플레이는 벤 화이트의 과감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높은 위치에서 무리한 드리블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곤 하지만 그러한 부분에 대한 우려를 상쇄시킬 만큼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드리블 기술, 판단력을 보유한 선수이기에 큰 문제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전진성에 더해 적극적이고 넓은 활동범위를 지녀 프로 무대에서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동하기도 했다. 

 

벤 화이트는 이러한 공격적인 측면에서의 강점 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측면에서의 강점 또한 확실하게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사실 뛰어난 전진성 보다도 다른 팀 팬들이 조명하곤 하는 부분이 바로 벤 화이트의 수비적인 능력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수비 상황에서의 판단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 선수의 돌파를 차단할 때 성급하게 나서지 않는다. 침착하게 기다리면서 상대 선수의 돌파 타이밍을 도리어 빼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데, 이것은 벤 화이트가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련한 플레이를 잘 구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안정적인 돌파시도 차단 능력 덕에 벤 화이트는 EPL 전체를 놓고 봐도 높은 수준의 볼 인터셉트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벤 화이트를 마주한 공격수들이 그를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되는 것이다.

 

물론 경합 상황에서 다소 약점을 보이기도 하고, 특히 공중볼 처리 관련해서 문제점을 지적 받는 등 여전히 단점이 존재하고 있는 선수이긴 하지만 젊은 나이라는 점, 그리고 확실한 장점을 토대로 EPL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센터백으로 올라섬과 동시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쿼드에 합류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선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최근에는 아스날을 비롯해 여러 클럽들과 이적설이 오가고 있는 상황인데, 개인적으로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클럽에서도 본인의 장기를 살린다면 각광 받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인 만큼, 현재의 기대치보다도 더 성장하여 세계적인 선수로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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